9월부터 11월에 산에 오르면 분홍색 미모 뿜뿜하는 예쁜 꽃을 만날 수 있어요.
이 꽃, 자세히 보면 아래쪽 꽃잎에 하얀 밥알 두 개를 볼록하게 물고 있는 듯한 모양이 있는데요.
이 '밥풀' 때문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영~~ 짠합니다.
옛날 옛적, 시어머니의 구박 레벨이 거의 만렙이었던 며느리가 살았대요.
시댁 식구들은 쌀밥만 드시고, 며느리에겐 구수한 보리밥만 허락했다지 뭡니까.
그러던 어느 날! 설거지를 하던 며느리 눈에 밥그릇에 찰싹 붙은 하얀 쌀밥 두 알이 들어왔어요.
아... 쌀밥이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요? 며느리는 홀랑~ 그 밥알 두 개를 입에 쏙! 넣었는데...
하필 그 순간!! 저 멀리서 시어머니가 "너 지금 뭐 먹니?!"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것입니다.
그깟 밥알 두 개 먹는 것마저 용납이 안 됐던 거죠.
억울함과 놀라움에 며느리는 목에 밥알이 걸려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는 슬픈 전설입니다.
그 며느리의 무덤가에 핀 꽃이 바로 이 아이, '며느리밥풀'이 되었대요.
마치 며느리가 목에 걸린 밥알 두 개를 보여주는 듯한 모양을 하고 있잖아요.
'설마 쌀밥 두 알 때문에?' 싶을 정도로 K-시월드의 매운맛이 느껴지시죠?
그런데 이런 고부갈등 스토리의 이름을 가진 식물이 또 있답니다.
바로 '며느리밑씻개'! (이름만 들어도 가시 돋친 시집살이가 연상되는 건 저뿐인가요?)
며느리밑씻개의 매콤한 사연은 다음에 한 번 풀어보도록 할게요!
이 슬픈 사연의 주인공 '며느리밥풀'은 주로 햇볕이 잘 드는 산 입구 양지바른 곳에서 만날 수 있어요.
다음에 산행하시다가 이 분홍색 입술에 하얀 밥알 두 개를 문 꽃을 보게 된다면,
토닥토닥 따뜻하게 한 번 쓰다듬어 주세요.

정정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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