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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조장나무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종을 깃대종(flagship species)이라고 합니다.  환경부에서는 우리나라 23개 국립공원의 깃대종을 지정하고 있는데요, 무등산국립공원에서는 수달과 털조장나무, 지리산국립공원에서는 반달가슴곰과 히어리가 깃대종으로 선정되어 있습니다. 얼마 전, 전남 담양군 가사문학면 연천리에 있는 함충재에서 깃대종인 털조장나무를 만났습니다. 생강나무와 꽃 피는 시기가 비슷해서 헷갈릴 수도 있지만, 꽃이 마치 반지를 끼운 듯 달려 있고, 새 가지가 녹색을 띠는 게 특징이에요.  나무의 키는 1~3m 정도로 크지 않고, 무등산 탐방로를 따라 비교적 흔하게 자란다고 하지만, 관심을 두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털조장나무를 만나고 싶다면?이 나무는 원효봉, 동적골, 장불재에서 규봉암.. 2025. 4. 5.
파리 지옥꽃? 화분에 심어 놓은 파리지옥에서 꽃대가 올라와 학생들에게 “곧 꽃이 필 것 같다”라고 말하자, 한 학생이 의외라는 표정으로 “파리지옥도 꽃을 피워요?”라고 물었습니다. 모든 식물이 꽃을 피우는 건 아니에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풀이나 나무는 꽃을 피우기 때문에 ‘현화식물’이라고 불러요. 하지만 꽃 대신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도 있지요. 예를 들어, 습기 많은 곳에서 자라는 이끼류나 고사리류가 대표적이에요. 고사리 잎 뒷면에 붙어 있는 갈색 알갱이가 바로 포자랍니다. 파리지옥은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이지만, 분명히 꽃을 피우는 현화식물이에요.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지요. 파리지옥처럼 겉모습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식물들이 많아요. 우리 주변의 식물들을 자세히 관찰하고.. 2025. 3. 6.
식물의 슬기로운 겨울나기 입춘이 무색할 정도로 강추위가 찾아왔습니다.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고, 매서운 바람이 코끝을 시리게 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 적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 날이면, 그 많던 새들도 자취를 감추어 고요해진 산기슭을 바라보며 ‘이 추운 겨울날 멧새와 참새는 어디에서 추위를 피할까?’ 하고 걱정하곤 했습니다. 정말 어떻게 견뎌내는 걸까요? 또, 식물은 어떻게 버틸 수 있을까요?어느 책에서 나무는 영하 40도 이하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읽은 적이 있습니다. 물론 나무마다 다르겠지만요.식물을 공부하면서, 식물마다 각자 독특한 방법으로 겨울을 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달맞이꽃달맞이꽃은 2년생 초본으로, 로제트라는 독특한 형태로 겨울을 이겨냅니다. 추운 바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땅바닥에 바짝 엎드리는데.. 2025. 2. 7.
연꽃과 수련 날이 추워지면서 자동차 시동을 건 후에 엉뜨버튼에 먼저 손이 갑니다. 식물도 곤충을 위해 따뜻하게 보온을 해주는 기능이 있을까요? 밤이 되면 여름이라도 기온이 많이 떨어져 곤충들이 활동하기 어려워집니다. 해가 지면 대부분의 곤충은 휴식을 취하지만, 충분히 먹이를 채취하지 못한 곤충들은 밤늦도록 꽃을 찾아다닙니다. 만약 해가 진 후에도 따뜻한 꽃을 발견한다면 곤충들은 그곳에서 꿀을 빨거나 휴식을 취하며 체온을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마치 추운 날 핫팩이 주는 따뜻함처럼 말이죠. 연꽃은 바로 이러한 곤충들의 특성을 이용하여 수분에 성공하는 독특한 식물입니다. 연꽃은 꽃받침에서 약 1W의 열을 내뿜어 꽃을 방문한 곤충들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덕분에 연꽃은 밤에도 활짝 피어 있을 수 있으며, 추위에 떨고 있는 .. 2025. 1. 6.
코끼리 마늘을 들어보셨나요? 작은 밭을 경작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이것저것 심어 보고 싶었고, 집에 화분이 너무 많다고 핀잔을 듣는 것도 싫어서 식물을 가꾸고 싶은 마음에 에너지를 쏟아부었죠. 계절별로 이것저것 심고 있는데 농사 2년 차라 작물 생산량이 아직 많지 않습니다. 2024년 6월 15일에 밭일을 하다가 힘들어서 잠시 쉬려고 고개를 들었는데 낯익으면서도 약간 생소한 꽃이 눈에 들어왔어요. 꽃 모양이 산마늘이나 달래를 닮았는데 크기가 10배 이상 커서 호기심이 생겼죠. 사진을 찍고 도감을 찾아보니 코끼리 마늘이라고 하더군요. 사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어요. 코끼리라는 이름에서 마늘 크기가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죠. 나무위키 등을 통해 정보를 찾아보니 1940년대까지는 토착 작물로 재배하다가 그 뒤에.. 2024. 12. 4.
나뭇잎이 갈라지는 이유 나뭇잎이 갈라지는 이유, 궁금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래도 기필코 알려드립니다. 올해는 유난히 더웠던 탓에 가을이 와도 낮 기온이 22도를 웃돌아 단풍이 늦어지고 있죠? 벚나무는 아예 단풍도 들지 않고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기도 하고요. 가을 하면 떠오르는 울긋불긋한 단풍잎! 단풍나무 잎을 자세히 보면 잎이 5~7개로 갈라져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동백나무 잎처럼 매끈하고 통통한 잎과는 사뭇 다르죠. 그럼 잎이 갈라지면 어떤 좋은 점이 있을까요?잎이 갈라지면 잎의 전체적인 표면적이 넓어져서 열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답니다. 사람처럼 나무도 체온이 있어서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생리 작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나무는 잎을 통해 수분을 증발시켜 체온을 조절하는데, 잎이 갈라질수록 더 많.. 2024. 11. 5.
나도 상추여, 정말 ~ 먹지 못하는 상추 요즘 고기 구워 먹는 식당에 가면 당연히 나오는 상추 대신 들깻잎, 무, 쌈 배추가 나옵니다. 간혹 상추가 나오는 식당에서 상추 좀 더 달라고 하면 핀잔맞기 일쑤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채소가 생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러한 여파는 우리 식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먹지 못하는 상추가 기후변화에도 불구하고 매우 빠른 속도로 우리 들판에 퍼져 나가고 있어요. 바로 가시상추입니다. 식물 전체에 특히, 잎줄기에 무시무시한 가시가 있어서 먹을 수가 없어요. 유럽이 고향인 가시 상추는 우리가 먹는 상추의 야생종인데, 어느 날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보이기 시작했고, 번식 속도가 매우 빠르고, 제초제 저항성이 있고, 전염병의 매개체이며 생태계를 교란할 우려가 있어서 2012년에 .. 2024. 10. 3.
광주 입술망초와 화순 입술망초 전 세계에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화순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 있습니다.쥐꼬리망초라는 식물의 Family인 입술망초가 주인공입니다.  야생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쥐꼬리망초와 꽃의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꽃이 더 크고 휘파람 불듯이 입술을 앞으로 내밀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정한 서식처에서만 자생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식물 구계학적 특정 종으로 지정하였고 IV 등급입니다.  식물 구계학적 특정 종은 I ~ V 등급으로 나뉘며 V 등급은 법정 멸종 위기 야생동물입니다. IV 등급은 V 등급 종보다 개체군이 더 많이 분포하는 경우입니다.  이 사진은 2021년 8월 14일에 촬영하였고, 논문 작성을 위한 데이터 수집 기간으로 주말이면 무등산 곳곳을 뒤지고 다닐 때입니다.  증심사 일주문에 오르기 약 100m 전.. 2024. 9. 2.
가을의 향연 산언저리와 들에서 만나는 식물 중 어떤 식물은 애틋하면서도 따뜻하고 약간은 가슴 아린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뜨거운 햇빛에 집에 있기 힘들면 친구들과 함께 동네를 지나쳐 흐르는 제법 큰 냇가에서 멱을 감 곤했습니다. 오전, 오후 하루 2번, 한 달 가까이 웃고 재잘거리며 어울리면서 온몸은 금세 시커멓게 타들어 가서 겨울이 되어서야 비로소 원래의 색을 회복하였습니다.  경운기 바퀴가 짙게 난 신작로를 뛰고 걷다 보면 금속의 큰 무게도 거뜬하게 이겨낸 수크령이 듬성듬성 자라기 마련이었습니다. 수크령의 긴 잎을 보자기 묶듯 양 갈래로 묶어 놓고 뒤에 따라오는 친구들이 그것에 걸려 넘어지면 배꼽을 잡고 웃곤 했습니다.  수크령의 꽃말은 ‘가을의 향연’입니다. 벼과로 사촌 관계인 강아지풀과 비슷하지만, 훨씬 .. 2024. 8. 8.
다정다감한 그대의 마음 꽃 한송이 요즘 광주천 주변을 거닐다 보면 중앙 부분에 짙은 빨간색을 가진 노란 꽃을 자주 만납니다. 코스모스를 닮기도 하였지만 보라색이나 하늘색, 분홍색을 띠는 코스모스와는 다릅니다. 그리고 빨간색 무늬 없이 노란색으로만 이루어진 금계국과도 다릅니다. 이 식물은 기생초입니다. 꽃말은 ‘다정다감한 그대의 마음’입니다. 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북아메리카 원산의 외래식물이고, 물가를 좋아해서 하천 등지를 중심으로 퍼져있습니다. 식물체 자체가 키가 작고 여려서 토착 식물이 없는 공간에 나타납니다.화서(꽃의 차례) 중심부에 있는 빨간색 무늬는 꿀 따러 오는 곤충에서 이곳에 착륙하면 꿀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코스모스와 사촌 관계의 기생초는 국화과에 속합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식물은.. 2024. 7. 16.
여기 주목 현재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경영이라는 용어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2020년 새해 연례 서한에서 ESG 관련하여 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E에는 기후변화 및 탄소 배출, 환경오염 환경 규제, 생태계 및 생물 다양성 등이 있는데 생물 다양성 보전을 위한 활동은 다른 영역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목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 평범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입니다만 1993년 미국에서 항암물질 Taxol(택솔)이 추출되었고, 자궁암, 유방암, 폐암 등에도 효력이 있음이 알려져 몸값을 높이는 중입니다. 그런데 당시에 100년 묶은 노송 3그루의 껍질을 벗겨야.. 2024. 6. 14.
무등산 정보통 무등산은 2013년에 21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18년에 유네스코에서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습니다.  무등산에는 1천 729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는데 이 식물 중 가장 마당발이면서 인싸는 어떤 식물일까요? 바로 때죽나무입니다.  무등산 초입부터 정상부까지 거의 모든 곳에 분포하고 있지요. 사람으로 치면 무등산 네트워크에서 정보통으로 통하며, 때죽나무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면 가장 빨리 무등산 전체로 소식을 전파하는 식물입니다.  요즘 한창 때죽나무가 하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식물은 보통 꽃이 하늘을 향해 개화하여 곤충이나 새를 유인하지만, 때죽나무는 갓을 쓴 전등처럼 땅을 향해 핍니다. 그래서 때죽나무 아래에 서면 환한 꽃 무리를 감상할 수 있지요.  향기는 또 얼마나 좋은지요. 상큼.. 2024. 5. 16.
체육관 앞 금목서 우리 학교 체육관 앞에 금목서가 자라고 있습니다. 본교가 1993년 3월에 이곳으로 신축 이전 했기 때문에, 묘목 나이까지 계산하면 대략 35년 정도 되었을 것도 생각됩니다. 금목서는 아름다운 노란색 꽃을 피우고 향기로우며 진한 녹색의 잎도 아름답기 때문에 관상가치가 높습니다. 작년 이맘때 가지치기 한 줄기 2개를 주워서 낡은 스테인레스 물병에 꽂아두었습니다. 과도한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 잎은 3~5장만 남겨두었으며, 남겨둔 잎의 몇 개는 절반으로 잘라 표면적을 줄여주었습니다.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도 뿌리가 나오지 않았지만, 잎은 시들지 않았습니다. 줄기 끝부분에서는 캘러스(callus)가 두툼하게 형성되어 뿌리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되었지만, 눈 내리는 겨울이 되어도 뿌리 나올 기미조차 보이지 .. 2024. 4. 16.
봄 향이 물씬 풍기는 냉이 된장국 완연한 봄이에요. 토끼가 깡충깡충 뛰어오는 것처럼 봄이 성큼성큼 다가왔습니다. 좀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 토요일 담양에 있는 밭에 감자를 심고 왔어요. 한 달 전에 흙을 뒤엎고 퇴비를 섞어놨었습니다. 작은 텃밭 정도의 크기라 농기계를 이용하지 않고 곡괭이로 땅을 팠어요. 허리가 조금 쑤시고 손에 물집이 조금 맺혔지만, 작은 농사가 주는 기쁨은 그보다 더 컸습니다. 일을 마친 후에 밭에서 잡초도 뽑을 겸 냉이를 캤습니다. 광대나물이 보라색 꽃을 탐스럽게 피우고 있었지만, 식용할 수 없으니 미안하지만 캐서 밭두렁에 버렸습니다. 봄 향이 물씬 풍기는 냉이된장국은 언제 먹어도 일품입니다. 냉이는 우리가 보통 봄나물 먹을 때만 찾기 때문에 다 자란 성체의 모습을 봄나물과 연관 짓기 힘들지요. 열매가 독특한 모양인.. 2024. 3. 11.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식물 개미자리 깊은 숲속으로 들어가면 높이 20m가 넘는 신갈나무, 노각나무, 소나무 등을 만날 수 있습니다. 키가 큰 나무를 보면서 깊은 탄성을 자아내지요. 나무의 키를 잴 때 주로 순토 측고기(SUUNTO Heightmeter)를 이용합니다. 크기가 작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 편하고, 측고기의 눈금만 읽으면 금방 대략적인 키를 알 수가 있어서요.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작은 식물은 무엇일까요? 키가 큰 나무들은 목본입니다. 물관과 형성층이 발달하여 중력을 거슬러 위로 자랄 수 있고, 수명이 길어서 햇빛 경쟁에 유리하도록 높은 곳까지 자랍니다. 목본과는 대조적으로 초본은 키가 작습니다. 키 큰 대나무가 2-3m 정도이고, 억새 등과 같은 초본이 2m 정도 되지요. 대부분 초본은 사람의 무릎 아래 높이 정도밖.. 2024. 2. 14.
정겨운 소나무 제2화 6. 소나무 종자에 날개가 있다. 올해 관찰되는 큰 솔방울은 작년 봄에 수정된 것이에요. 솔방울은 성숙하게 되는데 2년의 세월이 걸리지요. 종자가 성숙하여 이제 홀로서기가 가능해지면 종자를 감싸고 있는 솔방울 껍질이 벌어져 중력에 의해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종자에 날개가 있어서 바람이 불면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갑니다. 즉, 어미 목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만이 살길이지요. 그래야 양분은 물론 햇빛도 충분히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어미 목 바로 밑에 떨어지면 발아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에요. 열매가 둥근 것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떨어져서 멀리 굴러가기 위함이에요. 7. 소나무는 불에 잘 탄다. 소나무와 참나무 중 불에 잘 타는 나무는 소나무입니다. 특히 송진 때문에 가연성이 높아요. 우리나라 삼림 특성.. 2024. 1. 14.
정겨운 소나무 제1화 우리 주변의 화단과 뒷산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는 바로 소나무일 것입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귀중한 자원으로 인정되어 보호되어 땔감으로 함부로 배지 못하도록 한 결과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오늘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많은 숨겨진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나무에 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1. 우리나라 토종 소나무는 잎이 2개씩 모여 난다. 2개씩 모여 나면(속생) 소나무이고, 3개씩 모여 나면 리기다소나무입니다. 리기다소나무의 학명은 Pinus rigida입니다. 종소명인 rigida의 이름을 그대로 부르고 있습니다. 일본 발음과 비슷하여 일본산으로 오해하지만,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입니다. 1914년경 서울에 처음 심었습니다. 소나무는 자연 발아하지만, 리기다소나무는 자연 발아하지 못합니다.. 2023. 12. 14.
대나무야 대나무야 가을이 깊어져 가는 아침입니다. 오늘 아침엔 안개가 내려앉아서 고요한 숲속의 상수리나무가 도토리를 떨어뜨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겨울이 오면서 활엽수들은 잎의 색깔을 바꾸고 떨어뜨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자주 보이는 대나무만 빼고는 모두 바쁘게 겨울 맞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대나무와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 대나무는 풀이다. 풀과 나무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줄기를 잘라 형성층 여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나무는 형성층이 있어서 해가 지나면서 부피 생장을 이루어 줄기의 굵기가 굵어지지만, 풀은 형성층이 없어서 몇십 년을 지나도 굵어지지 않습니다. 대나무도 백 년이 지나도 굵어지지 않지요. 대나무는 풀이니까요. 담양 죽녹원에 가면 아주 굵은 대나무.. 2023. 11. 22.
은행나무 이야기 가을 하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잎이 먼저 떠오릅니다. 이제 곧 겨울이 올 테니까 미리 겨울 준비를 하라는 신호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은행나무에 얽힌 몇 가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1. 은행나무는 살아있는 화석이다; 고생대부터 번성하기 시작한 은행나무는 현존하는 최고의 식물이에요. 열등한 식물에서 차상 분지를 볼 수 있는데, 원래의 줄기 끝에서 똑같은 2개의 가지가 생기는 식으로 계속 2갈래로 가지가 만들어지는 것을 말해요. 은행나무잎을 자세히 보면 힘줄 같은 잎맥이 V자 형태의 2갈래로 갈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잎맥 형태 때문에 은행나무잎을 가로로 찢기는 힘들지만, 세로로는 쉽게 찢을 수 있습니다. 2. 모든 은행나무에서는 은행이 열린다;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입니다. 그래서 수나무에서.. 2023. 10. 22.
꽃무릇과 상사화 좋은 아침입니다^^ 유례없던 무더위가 끝날줄 모르고 이어지더니 오늘은 갑자기 기온이 뚝떨어지는 다소 비현실적인 날씨의 아침입니다. 가을을 맞이하는 꽃 중 가장 강렬한 색감을 뽐내는 꽃이 꽃무릇이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 화단에 선배 선생님들이 정성껏 심어놓으신 꽃무릇이 불타오르듯 피어나면서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꽃무릇(석산)을 상사화로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종 모두 생식경(꽃)이 먼저 나오고 꽃이 진 후에 영양경(잎)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잎과 꽃이 절대 서로 만날 수 없기에 이를 애틋하게 바라본 선조들께서 상사화라는 잘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나중에 나오는 잎이 열심히 광합성하여 알뿌리에 저장합니다. 양분이 충분히 저장되지 않으면 다음 해에 꽃을 피우지 않고 다시 잎만 만들고 .. 2023. 9. 24.
갯질경이, 훼손과 보전 사이의 경계 해안가를 걸으면 바닷가 근처에서만 자라는 여러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가을이 오기 전에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수많은 해안식물 중에 갯질경이를 소개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경이와 비슷하지만 해안가 환경에 적응하여 잎 형태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질경이는 시골 인가 근처에서 사람을 따라다니며 살아갑니다. 경운기, 자동차, 사람의 발길을 견디는 대표적인 답압식물입니다. 길경이에서 질경이로 이름이 변천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질경이가 살고 있는 들길에 경운기나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면 질경이도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사람에 의한 적당한 훼손이 다른 식물에게는 큰 위협이 되지만 질경이에게는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질경이는 훼손과 보전 사이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 타.. 2023. 8. 31.
느티나무 만세 우리나라도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이 나타나는 빈도와 지속 일 수가 증가 할 것이라고 5년 전부터 예상 되어왔지만, 이러한 상황을 지금 당장 극적으로 바꿀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물질로 꼽히고 있는 이산화탄소에는 국경이 따로 없어서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지 않는 한 현 상황을 변화 시키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학교 정원과 울타리 근처에 퇴직하신 선배 선생님들이 심어 놓은 기념 수가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 나무 중 느티나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느티나무는 예전부터 마을의 입구를 알리는 당산나무로 많이 심었습니다. 옛 마을은 뒤쪽으로는 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앞쪽으로는 내가 흐르는, 풍수지리적으로 좋은 자리에 터를 잡았습니다. 도로가 무심코 지나치다 보면 마을이 있는.. 2023. 8. 3.
100년에 한 번 핀다는 고구마꽃입니다. 비가 자주 오면 우리는 좀 불편하지만, 식물의 생장에는 매우 좋습니다^^ 100년에 한 번 핀다는 고구마꽃입니다. 고구마 원산지가 더운 지역인 중앙아메리카여서 우리나라에서는 꽃을 자주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꽃말이 ‘행운’입니다. 자주 못 보는 꽃이어서 꽃을 보면 행운이 찾아오기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꽃이 나팔꽃을 닮았는데, 고구마 Family가 메꽃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나팔꽃, 애기메꽃, 메꽃, 둥근잎나팔꽃 등이 여기에 속하는 사촌들입니다. 학교 뒤 옥천사 텃밭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우리나라 기온 상승으로 고향의 기온과 비슷하여 유전자가 작동한 결과 꽃이 개화한 것 같습니다. 11,500km나 떨어져 자라고 있어도 근본적인 성질은 유전자에 코딩되어 있다는 것이 생명의 신비.. 2023. 7. 7.
2023 기후위기비상행동실천단 ‘함께 Green 지구’ 청소년들의 환경 활동 관련 사연 - 동성고등학교 함께 Green 지구 - 동성고등학교     출연 : 양은도, 이세환, 주민건, 조민용, 정정채 박사 틴스타스토리동성고등학교 2023 기후위기비상행동실천단 ‘함께 Green 지구’ 청소년들의 환경 활동 관련 사연  1. 틴톡! 함께 밝은 미래 그려보기 - 부채 만들기, 캠페인 등 동아리 활동 - 환경, 생태 관련 진로를 고민해본 경험 - 환경 교육과 활동의 이상적인 개선 방향  2. 쌤쌤인터뷰 동성고 정정채쌤 - 기후위기비상행동실천단의 활동들 - 직접 써낸 ‘무등산 식물사회 네트워크’ 논문 - 환경의 중요성을 쉽고 재밌게 느낄 방법  제작 : 광주시민방송, 광주시교육청 진행 PD 작가 디자인 : 고목 2023년 7월 5일 18시 어몽틴쓰17회 [어몽틴쓰] 17회 함께 Green 지구 - 동성고등학교 2023. 7. 5.
잡초가 무성하던 화단에 수국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 잡초가 무성하던 화단에 수국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작년에 선ㅇㄱ 선생님이 전정하고 남은 수국 줄기를 삽목하여 옮겨 심으시더니 건강하게 꽃을 피워 올리고 있습니다. 수국은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 색이 달라집니다. 염기성에서는 알루미늄 이온을 흡수하지 않아 붉은색을 띠고, 산성으로 갈수록 알루미늄 이온을 많이 흡수하여 푸른색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꽃잎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은 꽃이 아니라 잎이 변해서 된 가짜 꽃입니다. 식물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에너지 대부분을 투자해야 하는 아주 비싼 장치로, 거액을 들여 곤충을 유인하여 수분을 유리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싸다 보니 수국은 가짜 꽃을 만들어 에너지를 절약하면서 곤충을 유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정정채 박사 .. 2023. 6. 15.
학교 정문에 인동초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인동초 학교 정문에 인동초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가 가꾼 것도 아닌데 스스로 자라서 큰 기쁨을 줍니다. 흰색과 노란색의 꽃이 있는데, 흰색은 아직 꽃가루받이 전이고, 노란색은 꽃가루받이가 끝났다는 신호입니다. 꿀 먹으러 오는 곤충에게 이미 결혼했으니 힘 빼지 말고 다른 꽃으로 가보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정정채 박사 2023년 5월 22일 2023.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