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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야기

정겨운 소나무 제2화

by GaChon 2024. 1. 14.

6. 소나무 종자에 날개가 있다.

 올해 관찰되는 솔방울은 작년 봄에 수정된 것이에요. 솔방울은 성숙하게 되는데 2년의 세월이 걸리지요. 종자가 성숙하여 이제 홀로서기가 가능해지면 종자를 감싸고 있는 솔방울 껍질이 벌어져 중력에 의해 밑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종자에 날개가 있어서 바람이 불면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갑니다. , 어미 목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만이 살길이지요. 그래야 양분은 물론 햇빛도 충분히 받을 있습니다. 만약 어미 바로 밑에 떨어지면 발아하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이에요. 열매가 둥근 것도 비슷한 이치입니다. 떨어져서 멀리 굴러가기 위함이에요.

 

7. 소나무는 불에 탄다.

 소나무와 참나무 불에 타는 나무는 소나무입니다. 특히 송진 때문에 가연성이 높아요. 우리나라 삼림 특성상 소나무가 많이 있어서 산불이 나면 금방 불이 옮겨붙습니다. 요즘은 삼림 중간중간에 방화목인 활엽수를 줄지어 심어서 산불이 이상 번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선운사 고찰을 수백 그루의 동백나무가 둘러싸고 있는 것도 산불로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함인 것이에요.

 

8. 소나무는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도록 타감물질을 분비해요.

 소나무, 편백, 향나무, 구상나무 등의 공통적인 특징은 경쟁자들이 자라지 못하도록 타감물질을 분비한다는 거예요. 바로 피톤치드이지요. 소나무는 침엽수로 겨울에도 푸른 잎을 계속 달고 있어요. 그러면 낙엽은 언제 질까요? 1 내내 오래된 잎들이 떨어지고 새로 돋아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나무 밑에는 언제나 갈색의 솔잎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솔잎이 많이 떨어진 곳에는 솔잎의 타감작용뿐만 아니라 수북이 쌓인 솔잎 때문에 햇빛이 차단되어 다른 식물의 종자 발아를 억제하고 있어서 쉽게 다른 식물이 들어가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요즘 숲에서 아주 흔하게 관찰되는 조릿대에는 해당하지 않더군요. 땅속줄기를 통해 번식하는 조릿대는 소나무의 존재를 무시하고 아주 무성히 자라고 있습니다.

 

9. 소나무잎은 모두 길이가 서로 다르다.

 소나무 밑에 떨어진 잎을 주워서 길이를 비교해 보세요. 똑같은 길이의 잎을 찾을 수가 없을 거예요. 모든 잎의 길이는 전부 다르지요. 이것은 유성생식으로 인한 유전적 다양성의 결과일 것입니다. 모두가 같은 유전자를 갖는 것보다는 각자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갖는 것이 변화무쌍한 자연에 적응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10. 소나무는 개척자다.

 등산하다 보면 가끔 바위틈이나 절벽, 흙이 거의 없는 능선에 키가 소나무가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것을 보았을 거예요. 소나무는 양지식물로 생장하는데 많은 햇빛이 필요해요. 흙이 별로 없더라도 뿌리를 내리고 강한 바람을 이겨내며 자리를 잡죠. 소나무가 점차 크면서 주변의 바위는 작은 바위로 쪼개지고 풍화작용 등과 겹쳐서 작은 알갱이가 되어 다른 나무들이 자라기에 적합한 환경이 되면 미련 없이 다른 식물에 자리를 내줍니다. 황폐 땅을 다른 식물이 있도록 개척해 주는 식물이죠. 

 

 

정정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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