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한 독초, 천남성
가을 산을 걷다 보면 눈을 사로잡는 빨간 열매가 달린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맹독성 식물인 천남성인데요. 우리가 즐겨 먹는 토란과 사촌 지간이라 그런지,
천남성의 뿌리는 토란과 꼭 닮았습니다. 하지만 토란처럼 껍질 벗겨 삶아 먹었다가는 큰일 납니다.
천남성은 청산가리보다 무서운 독초로, 심지어 조선 시대에는 사약 재료로 사용될 정도였으니까요.
실제로 가을철이면 종종 천남성을 토란으로 착각해 먹고 중독 증세를 일으켰다는 뉴스를 볼 수 있으니
절대 함부로 채취하거나 섭취하면 안 됩니다.
그럼 이 독초는 어떻게 곤충을 유인할까요?
천남성의 꽃은 깔때기 모양의 기묘한 불염포로 덮여있습니다.
이 불염포는 마치 시궁창 냄새를 풍겨 야생의 파리들을 유혹하는데요.
안쪽 벽이 매우 미끄러워 파리가 기어오를 수 없고, 윗부분은 뚜껑처럼 굽어있어 빗물도 막아주죠.
그런데 이 꽃은 알고 보면 상당히 이기적입니다.
수꽃은 불염포 아래에 작은 구멍이 있어 파리가 다른 꽃으로 날아가도록 길을 열어주지만,
암꽃은 아예 밑부분이 막혀있어 한 번 들어간 파리는 영원히 갇혀 죽게 됩니다.
다른 꽃에게는 꽃가루를 나눠주기 싫다는,
욕심 많고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정채 박사